요즘 코로나19의 여파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죠. 저희 가족의 경우에도 매년 보름이의 생일이 있는 6월달에는 항상 해외여행을 다녀왔지만 올해 보름이의 생일은 조촐하게 집에서 보내다 보니 보름이의 아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해외여행을 나갈 수 없게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국내여행지를 찾아보게 되는데요, 오늘은 수많은 국내 여행지 중에서 가장 많은 분들이 찾기를 원하는 제주도에서 그 풍경이 멋져서 꼭 한번은 가보길 추천하는 장소를 소개해 보려 합니다. 



1. 백두산 천지를 제주도에서 만나다 '소천지'




소천지는 제주도 서귀포시 보목동에 위치한 해변입니다. 정확한 주소는 제주 서귀포시 칠십리시로485번길 2 이며, 더 베이 리조트 건너편에서 소천지로 이동할 수 있는 입구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소천지 입구에는 주차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지만 도로변의 갓길이 넓은 편이라 차를 세우는데 큰 불편은 없습니다. 차를 세우고 안내판의 화살표 방향으로 약 5분 정도만 걸어가면 소천지를 만나볼 수 있는데 길의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어린이나 여성분들도 어렵지 않게 발걸음을 옮길 수 있습니다.




해송 사이로 보이는 바다를 보며 조금만 걸으면 작은 정자가 눈에 들어오는데 이곳이 소천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소천지 정자 입니다. 소천지는 백두산 정상의 칼데라 호, 천지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날이 맑고 바람이 잔잔한 날이면 소천지에 고인 바닷물에 비친 한라산의 반영이 아름답기로 유명하여 많은 사진사 분들이 찾으시는 곳 이기도 하죠.




정자에서 내려다본 소천지의 모습입니다. 화산 분출로 인해 지표를 따라 흐르던 용암이 바닷물과 만나 급격하게 식으며 만들어진 용암지질의 모습 그 자체로도 신기하지만 수많은 우연의 연쇄 반응이 만들어 낸 모습은 한눈에 봐도 왜 이곳을 백두산 천지의 축소판 이라고 불리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정자 오른쪽의 작은 경사로를 내려가면 소천지가 있는 바닷가로 내려가 볼 수 있습니다. 일부러 이렇게 만들려 해도 만들수 없을 것만 같은 소천지와 해안의 기암괴석들. 한라산을 배경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용암지질의 모습은 사뭇 장엄하고 웅장하면서도 자칫 섬찟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어느새 자연의 위대함이 느껴지기도 했던 장소였습니다. 




바다로 뻗은 바위를 따라서 소천지의 웅덩이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웅덩이 주변으로 솟아오른 용암석들로 작은 호수 혹은 연못처럼 보이지만 끝에 뚫린 공간으로 바닷물이 드나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물 밖에서 그 깊이를 쉽게 가늠할 수는 없었지만 맑은 물 속에 비친 바닥의 모습을 보면 수심이 얕을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간혹 후기를 찾아보면 이곳에서 스노쿨링을 즐기는 분들도 계시는 것으로 보아 수영을 할 수 있는 깊이 정도일 것 같습니다.




한라산의 반영은 이 위치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바람으로 인해 수면에 물결이 생겨서 이 날은 반영을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소천지와 그 너머로 보이는 한라산의 모습은 이곳이 제주도 이기 때문에 만나 볼 수 있는 장관이 아닐까 싶습니다.




간조시간에는 바위를 따라 바다쪽으로 나아가 볼 수 도 있습니다. 바위 너머로 보이는 작은 섬은 섶섬 입니다. 바위는 거칠고 울퉁불퉁 하기 때문에 슬리퍼나 구두 보다는 운동화나 등산화를 신고 올라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라산 반대 방향으로 뻗어 있는 소천지 바위 지형의 모습은 마치 한마리의 용이 바다로 힘차게 헤엄치며 들어가는 듯한 모습을 연상시켜주기도 합니다. 이상 백두산 천지를 닮은 제주도 만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소천지 소개였습니다.



2. 180만년 전 수중폭발이 만들어 낸 장관 '용머리 해안' (& 산방연대)

앞서 소개한 소천지가 백두산 천지의 축소판의 모습이었다면 용머리해안은 바다로 뻗어 있는 해안의 모습이 용의 머리 모습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180만년 전의 화산 폭발로 인해 형성된 이곳은 하멜표류기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선원, 하멜이 탔던 상선이 난파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층층히 쌓인 사암층으로 만들어진 용머리해안은 총 길이 600미터, 높이 20미터의 현무암력에 수평층리, 해식동굴, 수직절리단, 풍화혈, 소단층명, 돌개구멍 등이 어우러져 다른곳에서 보기 힘든 절경을 만나볼 수 있는 곳 입니다.



산방산과 가까운 위치이다 보니 용머리해안을 가는 길과 해안을 둘러보는 도중에 산방산을 만나보게 됩니다. 다음에 소개할 사계해안에서는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데 실제로 이어진 지형은 아니며, 용머리해안이 먼저 형성된 후 산방산이 생겼다는 안내판이 산방산 주차장 인근의 산방연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용머리해안의 가장 끝 부분에서는 형제섬과 송악산을 한눈에 볼 수도 있습니다.



용머리해안의 입구는 두곳인데 한곳에는 위 사진에서 처럼 하멜이 타고 왔던 스페르웨르 호의 모양을 본떠 만든 하멜상선 기념관이 있는 곳과, 이곳으로 입장을 했을 때 출구가 되는 산방산 쪽의 입구 입니다. 양 쪽 모두 입장이 가능하며 입장료는 2000원 (성인 1인 기준), 관람 시간은 총 20여분 정도 입니다.



용머리해안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하멜상선 기념관 위치에서 부터 용머리 해안의 관람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라면, 산방굴사가 있는 산방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래로 내려가서 출구로 입장하여 하멜상선 기념관 방향으로 용머리 해안을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산방굴사 입구에서 가까운 곳에서 '산방연대'를 만나볼 수 있기 때문에 용머리 해안 소개에 덧붙여 봅니다. 


연대 란 옛날 해안가에서 불을 피워 연기로 먼곳에 소식을 전하기 위한 용도로 만든 통신 수단이라고 합니다. 


그저 돌을 쌓아 올린 단순한 구조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곳을 소개하는 이유는 용머리해안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연대 위에 오르면 바다로 뻗어 나가는 용의 머리 모습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해안을 따라 낮은 높이에서 바라본 용머리해안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나 볼 수 있는 산방연대, 용머리해안과 함께 방문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 입니다.



3. 용머리해안과 산방산을 한눈에 바라보다. '사계해안'

용머리해안에서 약 700미터 거리에 사계포구가 있습니다. 하멜상선 기념관이 있는 위치에서 해안으로도 연결된 이 곳은 산방산의 반영이 비친 모습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인데요, 해안 초입에는 작은 공원이 마련되어 있어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그리고 형제섬과 송악산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기도 합니다.



검은모래가 쌓인 해안으로 내려오면 용암이 굳어져서 만들어진 용암지질의 해변을 만나 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광치기 해변과도 비슷해 보이는 곳입니다. 또 해안에서 보이는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은 바다로 머리를 향한 거북이를 보는 듯하기도 하죠. 간조시간이 되면 미쳐 빠져나가지 못하고 고인 물웅덩이들을 해변에서 볼 수 있는데 이름 모를 해초를 비롯하여 집게, 거북손, 따개비 등 수많은 바다 생물들이 터전으로 삼고 있는 곳이기도 하죠.



그리고 그 생활 터전인 물웅덩이에 비치는 산방산의 반영은 많은 사진사 분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이곳에 총 4번을 방문했는데 늘 바람이 심해서 깨끗한 반영을 담아보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남아있는 곳 이네요.



4. 제주의 테쉬폰을 만나볼 수 있는 곳 '성이시돌 목장'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성이시돌 목장은 테쉬폰 이라는 건축물로 유명한 곳입니다. 기둥이 없는 건물인 테쉬폰은 현재 제주도에 13개 정도가 남아있는데 성이시돌 목장의 테쉬폰은 그 원형이 잘 보존된 상태라고 하네요.



우유를 생산하는 목장 답게 입구 근처에는 우유팩 모양의 구조물들로 포토존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또 주차장 앞에는 우유부단 이라는 카페가 있어 목장에서 생산되는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비롯한 유제품들을 맛볼 수도 있죠.



입구의 우유부단을 지나 길을 따라 올라가면 가까운 곳에 위치한 테쉬폰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목장 인부들의 숙소로 사용했다는 테쉬폰은 이국적인 모습으로 신혼부부들의 웨딩촬영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고도 합니다.



5. 천재 미술가를 기리기 위해 만든 '이중섭 거리'

이중섭은 20세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가로써 누구나 한번쯤은 본 기억이 있을 '황소', '흰소' 를 그린 화가 입니다. 6.25때 월남하여 제주도 까지 피난을 오게 된 그가 제주에서 생활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미술사에 미친 영향을 기리기 위해 제주 서귀포에 그의 이름을 딴 거리와 미술관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거리 초입에는 좁긴 하지만 주차장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중섭 미술관도 가까이 위치하고 있어 그곳에 차를 세울 수도 있지만 역시 그리 넓지 않은 편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코로나로 인해 제주 방문객이 많지 않았던 관계로 미술관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 있었어요.



미술가의 이름을 딴 거리 답게 상점 건물들의 모습들이 시선과 발길을 잡는 듯한 느낌입니다. 또 이 거리에는 서귀포 최초의 극장이었던 서귀포극장이 아직도 운영되고 있으며(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휴관), 주 도로 사이사이에 나 있는 골목 안쪽으로는 아기자기한 벽화와 설치 작품들로 보는 사람의 시선을 즐겁게 해주기도 합니다.



이중섭 미술관 인근에는 그가 생전에 머물렀던 거주지 터가 복원되어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입장은 금지 된 상태였지만 그가 밟고 거닐었을 마당과 집을 담벼락 너머로나마 만나 볼 수 있습니다. 



거주지터와 미술관 사이에 위치한 이중섭 동상. 이곳에서 작가의 산책길 탐방 안내가 시작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중섭이 걸었던 약 7킬로미터 거리의 산책길을 따라 가며 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 이지만 이 역시 코로나 사태가 끝난 이후 다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 제주공항에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만날 수 있는 곳 '도두봉 전망대'


제주공항을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도두봉 입니다. 도두봉에 오르는 길은 몇군데가 되는데 저는 도두봉 실내수영장 앞에서 도두봉을 올랐는데요, 이 코스의 초입에는 정안사 라는 사찰이 위치하고 있기도 합니다.



도돌오름 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기도 한 도두봉은 이름처럼 하나의 '산' 이지만 그 높이는 약 60미터 정도로 아주 낮은 언덕 수준입니다. 정상에 오르는 길 역시 편하게 오갈 수 있도록 잘 정비 되어 있고 경사가 심하지도 않아서 아이와 노약자 모두 쉽게 오를 수 있는 수준입니다.



성인 걸음으로 약 5분 정도, 아무리 길게 잡아도 약 10분 정도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의 북쪽 바다와 용두해안도로, 그리고 제주공항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모습을 마주하게 됩니다.



용두해안도로 방향에서 공항에 착륙하고 있는 비행기 한대. 신공항이 생기기 전 까지는 제주도에 오가는 모든 비행기가 이곳을 거쳐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비행기가 수시로 이착륙을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늘을 향해 힘차게 이륙하는 비행기와 그 너머의 한라산의 모습을 함께 만나 볼 수 있는 도두봉은 제주공항과 가깝고 접근도 쉽기 때문에 저 같은 경우에 제주도를 떠나기 직전, 렌트카를 반납하러 가는 길에 들르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제주도에서 가볼만한 장소를 몇군데 소개해 보았습니다.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더워지면서 휴가철이 시작되는데요, 어서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어 편한 마음으로 제주도를 비롯한 국내여행을 다닐 수 있는 때가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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