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지로써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사실상 해외여행을 나갈 수 없게 된 지금 많은 사람들이 찾는 국내 여행지입니다. 오늘은 제주도의 여러 관광지 중, 동부지역의 해안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숨겨진 장소들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1. 용눈이오름

위에 올린 출발지는 세화해수욕장 이지만 여행 당일 첫 방문지였던 용눈이오름을 먼저 소개해 봅니다. 용눈이오름은 높이가 247미터, 둘레는 2685미터, 총면적이 40만 4364 제곱미터인 오름으로써 높이가 낮고 형세가 심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오름입니다. 용눈이오름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체적인 오름의 모습이 용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 설과 크게 패어 있는 산의 한가운데가 마치 용이 누워있던 자리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죠.

 

 

용눈이오름 입구의 주차장은 꽤 넓은 편입니다. 근처의 백약이 오름의 경우 주차공간이 협소한 반면 용눈이오름은 관광버스도 주차가 가능할 정도로 넓으며 무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 작은 슈퍼와 함께 관리 상태가 아주 좋지는 않지만 나름 깨끗한 공중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부터 용눈이오름의 등반로에 진입할 수가 있는데 등반로 이외에는 말이 사육되는 사유지로써 들어가면 안된다는 안내를 볼 수 있습니다. 또 말들이 구역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등반로 입구와 중간에는 사람도 몸을 틀어야만 통과할 수 있는 중문을 만들어 놓고 있어요.

 

 

 

주변을 감상하며 정해진 등반로를 따라가다 보면 힘들이지 않고 용눈이오름의 능선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천천히 걸으면 아이들과 여자분들도 쉽게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한 경사를 가지고 있죠.

 

 

오름의 능선에서는 방목된 말들을 바로 앞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입구의 안내문에서 읽은것과 같이 가까이 가거나 먹이를 주거나, 만지면 안 되기 때문에 조용히 옆에서 사진으로만 남겨본 어미 말과 새끼 말들의 모습이 평화로워 보입니다.

 

 

용눈이오름의 분화구 능선에 오르면 많은 한라산을 비롯하여 많은 오름들을 볼 수 있는데 다랑쉬 오름과 아끈다랑쉬 오름도 만나볼 수 있죠. 사진 왼쪽에 높게 솟은 오름이 다랑쉬 오름이고 그 오른쪽에 아주 낮게 솟은 곳이 아끈다랑쉬 오름인데 제주도 방언인 아끈 은 작은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다랑쉬 오름은 높이가 높고 경사도 심한 편이라 일단 등반을 하기 위해선 사전에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그에 비해 아끈다랑쉬 오름은 등반이 아주 쉬운 편이고 풍경도 멋져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라고 합니다.

 

 

용눈이오름에는 두개의 벤치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오름의 정상에 위치합니다. 일단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 우도와 성산일출봉을 만나볼 수 있는데 성산 일출봉 너머의 동쪽 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이 장관이라고 하네요. 저는 제주도의 일출을 본 장소가 광치기 해변과 성산일출봉의 정상뿐이다 보니 언젠가 다시 제주도를 방문하면 용눈이오름 정상에서 일출을 카메라에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주변이 탁 트인 전망을 볼 수 있어 날씨가 좋으면 한라산은 물론이고 동검은이오름, 백약이오름, 손자봉과 높은 오름, 좌보미오름까지도 볼 수 있는 용눈이오름을 둘러보는 데에는 약 한 시간 전후의 시간이면 충분하며 정상에는 바람이 세기 때문에 더운 여름이 아니라면 아이들의 경우 가벼운 외투를 준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2. 세화해변

 

세화 해변은 제주 동부 해안도로 드라이브의 출발지였습니다. 용눈이오름에서 차로 약 20여분 거리로 제주해녀박물관이 있는 하도리에 위치한 작은 해변이죠. 차를 세웠던 제주 해녀박물관은 코로나 19로 인해 운영이 중단된 상태라 아쉽게도 방문해 보지 못했지만 마을과 해변의 경치가 아름다워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던 곳이기도 합니다.

 

 

해변으로 나오면 바위를 쌓아서 만든 인공구조물이 보이는데 용천수를 담는 곳으로 '도구리 통'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물이 귀했던 제주도의 특성상 용천수의 양에 따라 마을의 크기가 결정되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길가에 가까운 여자 물통과 바다와 가까운 남자 물통으로 두 개를 지어 생활용수로 사용했다고 하네요.

 

 

도구리 통을 지나 해변 쪽으로 난 계단을 내려가면 파도가 밀려오는 세화 바다를 바로 앞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처음 만나본 세화 바다는 에메랄드빛을 띤 바다가 파란 하늘과 함께 멀리 보이는 등대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어요. 제주도의 바다가 맑고 깨끗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지만 알려주지 않고 사진만 본다면 외국의 어느 한 바다라고 해도 믿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 바다를 풍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었던 포토프레임. 아쉽게도 일행이 없다 보니 등대를 프레임 안에 위치시켜 사진을 담는 것으로 만족을 해 봅니다.

 

 

더불어 세화 해변에는 한라산이라는 이름의 카페가 있는데 내부에 비치된 오래된 브라운관 티브이를 이용하여 세화 바다를 배경으로 이쁜 사진을 남길 수 있어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해변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서 이번엔 들어가 보지 못했던 것이 아쉽네요.

 

 

세화 해변의 마지막 사진은 카페 한라산 앞의 도로의 모습인데 사진에 보이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이쁘거나 관심이 가는 장소를 만나면 무작정 차를 세우는 제주 동부 해안의 드라이브가 시작된 곳 이기도 합니다.

 

 

3. 별방진

세화 해변을 뒤로하고 해안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던 중 우측으로 성곽 모양의 돌담이 길게 늘어선 것이 눈에 들어와 급하게 차를 세웠습니다. 돌담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아 주위를 둘러보니 이곳이 '별방진'이라는 이름의 조선시대의 '진(鎭)'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별방진은 1510년, 조선 중종 5년에 지어졌다고 하네요.

 

 

성곽 안쪽에는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고 들판에는 아직 지지 않은 유채꽃들이 봄의 마지막 자락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어요. 성곽 뒤편으로는 위로 오를 수 있는 돌계단이 있어 성곽 위로 올라가 볼 수도 있었습니다.

 

 

성곽 위에 오르면 마을 가운데 커다란 연못과 함께 바다 쪽으로는 방파제 위에 서 있는 작은 등대가 서 있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 건너편 성곽이 쭉 이어진 모습에서 별방진의 성곽이 꽤 크고 길게 뻗어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어요.

 

 

이 연못의 이름은 연지라고 하는데 현재는 담긴 물의 양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이곳 마을 사람들의 소중한 식수원이었겠죠?

 

 

파손되거나 흩어짐 없는 성곽의 모습에서 근래에 복원을 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별방진. 비록 조선시대에 지어진 모습 그대로는 아닐지라도 기존에 알지 못했던 제주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4. 하도리 철새도래지

차를 다시 남쪽으로 향하며 가던 중 바다 쪽에 세워진 정자가 눈에 들어오던 다리를 만나게 됩니다. 좌측으로는 모래사장의 해변이, 우측으로는 그 바다로 흐르는 강처럼 보이는 이곳을 보기 위해 차를 돌려 정자의 건너편에 도착해 보니 '하도리 철새도래지'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강처럼 보이던 곳은 용목개와당 이라는 이름의 담수호인데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장소로써 풍부한 먹이로 인해 철새들이 많이 찾는 서식지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을 찾는 철새 중에서는 도요새, 고니, 저어새 등 희귀 조류들도 있다고 하네요.

 

 

호수를 바라보며 쉴 수 있도록 조성된 이곳에서는 습지에 서식하는 식물들을 비롯하여 물질을 하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이름 모를 새들을 벤치에 앉아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인근 주민들에게는 휴식처가, 철새들에게는 먹이가 풍부한 서식처가 되어주고 있는 셈이죠.

 

 

철새 도래지 건너편으로는 작은 정자가 세워져 있고 그 너머로 모래사장이 길게 뻗은 해변이 있는데 이곳이 하도 해수욕장이라고 합니다. 해수욕장이 개장하기에는 이른 4월이다 보니 이용객들을 볼 수는 없었지만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위 해변이 아닌 모래 해변의 하도 해수욕장은 여름이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올 것 같았어요. 

 

 

광치기 해변이라는 목적지만 정해놓고 무작정 길을 따라 내려가던 여행이다 보니 처음엔 아무것도 보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별방진과 철새도래지를 거치면서 어디로든 움직이다 보면 이전에 모르던 것들도 하나 둘 보이게 된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5. 엉불턱 우도 전망대

하도 철새도래지를 출발하여 다시 남쪽으로 이동 중, 길 건너편에 낮게 솟은 나무 데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어서 무언가 있는 곳일 것 같아 약 1.6킬로미터를 더 가서 차를 돌려 도착한 이곳은 바로 '엉불턱 우도 전망대' 였어요. 작은 전망대임에도 주차장이 제법 크고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었던 것이 인상 깊기도 했습니다.

 

 

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나무 데크로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었고 이곳에서 우도 쪽을 바라보니 바다와 해변의 경계 부분에 커다란 바위가 솟아 올라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진 우측의 바위의 이름이 '엉불턱'이었는데 해녀들이 바다로 들어갈 준비를 하던 장소를 '불턱'이라고 부르며 이곳 불턱의 이름이 '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길을 따라 종달리 전망대라는 이름도 함께 가지고 있는 전망대 위에 올라서면 엉불턱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예전에는 입수를 준비하는 해녀들의 공간이었을 엉불턱은 강태공들의 낚시 장소가 되었고 현재의 해녀들은 배에서 바다를 오가던 모습을 볼 수도 있었어요. 

 

 

배에 올라타던 해녀분들의 모습 너머로 우도 항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아직 우도를 들어가 본 적이 없네요. 언젠간 방문할 수 있겠죠?

 

 

이 날 새벽에 올라 일출을 보았던 성산일출봉도 많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목적지가 광치기 해변이었으니 무작정 출발했던 이 날의 여행도 서서히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6. 광치기 해변

제주 올레길 1코스의 마지막이자 2코스의 시작인 광치기 해변. 이동한 경로상에 성산일출봉이 있었지만 새벽에 등반을 했던 이유로 그냥 지나치고 목적지인 광치기 해변에 도착합니다. 

 

 

작년과 올해, 이번 방문까지 총 3번을 방문한 광치기 해변은 해변의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아름다워서 한국의 우유니라고도 불린다고 하죠. 개인적으로는 일출이 만들어 주는 아침해의 오메가를 처음 카메라에 담은 장소이기도 해서 더욱 애착이 가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마침 간조시간대에 도착을 해서 물이 빠진 광치기 해변의 장관을 다시 한번 눈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어요. 올 때마다 항상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광치기 해변을 맑은 날 오후에 방문한 것이 처음이다 보니 이전의 방문 때와 또 다른 모습을 만나볼 수 있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광치기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해변의 끝에서 시작되는 바닷속 풍경이 훤히 들여다 보이던 것은 바다가 깨끗하지 않으면 절대 볼 수 없는 장관이기도 했습니다. 바다속이 너무 맑게 들여다 보여서 오히려 무섭기도 했던 광치기의 바다속 모습. 제주도가 아니면 이런 장관을 또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갈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선물해 주는 광치기 해변을 하나라도 더 간직하기 위해 연신 셔터를 누르는 것으로 마무리된 제주도 동부 해안 코스 여행. 해안을 따라오며 미쳐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곳도 있었겠지만 새로이 알게 된 장소들로 인해 무계획으로 떠나는 여행이었어도 꽤 성공적이었던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아직 알지 못하는 제주의 깊은 장소들을 가보고 싶다는 막연한 욕심도 함께 들었던 이번 여행. 언젠가 제주도를 다시 방문할 때가 기대됩니다.

 

그럼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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