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많이 사용하시죠? 애플 에어팟 시리즈가 무선 이어폰 시장의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그 시장을 빼앗으려는 후발 주자들의 신제품 출시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한때는 필수였던 3.5mm 유선 이어폰 단자가 있는 스마트폰을 이제는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는 것은, 음악을 듣고 통화를 함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무선 이어폰의 수요는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사용자의 수요에 비례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일 것 같아요. 오늘은 얼마 전에 구입한 하만카돈의 AKG N400 이어폰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동안 사용했던 이어폰의 추억

크레신 LMX e777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이어폰을 접해본 것은 아니지만 한때 우리나라 이어폰의 자존심이라고도 불렸던 크레신의 LMX-e700은 제가 이어폰을 구매하는데 있어서 하나의 기준점이 되는 제품이었어요. e700 이전에는 저렴한 가격이 이어폰을 구매하는 기준이었다면, e700 이후에는 조금 더 비싸더라도 음질이 좋은 이어폰을 구매하게 되었던 것이죠. 선명한 음질과 고음 구현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되는 e700은 바디 데코의 교체가 가능하기도 했었어요. 노량진으로 학원을 다니며 지하철 안에서, 고시원에서 공부를 할 때도 하루의 대부분을 귀에 꽂고 살았던 기억이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SONY MDR e888

20대 후반, 두번째 구매했던 e700의 수명이 다했을 때, 소니 이어폰 희대의 명작이라는 MDR e888을 접하게 됩니다. 단점은 내구성 밖에 없다는 이 이어폰으로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e700과 비교되던 당시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한데요. 선명도와 고음부 표현력이 좋았던 e700이었다면, e888은 그것을 포함하면서도 더 부드럽고 풍부한 소리를 들려주는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또 라인의 모양이 y, 연장형 모델을 구입하여 Y형이었던 e700에 비해 좀 더 편안한 착용감을 주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극악의 내구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현실이 되어 구입한 지 6개월 만에 단선이 되어 버린 녀석이기도 합니다.

 

 

SONY MDR EX90

2000년대 중반 이후 소니의 워크맨이 mp3 플레이어에 밀리고 e888 이후 출시하는 이어폰들이 하나같이 e888을 넘지 못하던 와중에, 소니가 절치부심하여 내놓은 녀석으로 알고 있는 MDR EX90을 구입했습니다. 특이하기도 인이어형과 오픈이어형의 특색을 모두 가지고 있던 이 이어폰은 e888보다 뛰어나다는 시장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장점을 많이 느끼지 못했던 제품입니다. 또 완전한 커널형이 아니다 보니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서 볼륨을 조금만 높여도 밖으로 사운드가 새어 나가서 원하는 만큼 소리를 높이지 못했던 녀석이기도 해요.

 

 

 

LG Tone Plus HBS 910

2010년대 초반, EX90 이후 커널형 이어폰만 사용하게 된 저는 차를 몰게 되어 더 이상 이어폰에 투자를 하지 않게 됩니다. 내심 뱅앤울릅슨의 A8 정도는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지만 당시 20여만 원에 가까운 금액을 자주 듣지 못하는 이어폰에 투자할 엄두를 내지 못하기도 했었고요. 그러다 보니 늘 차음성이 좋은 저가형 이어폰을 주로 사용해 오다가 어느샌가부터 스마트폰에 딸려 오는 번들 이어폰을 사용하는 데에 익숙해져 갔습니다. 그러다가 구매하게 된 LG 톤 플러스 HBS 910. 2016년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한 이 이어폰은 당시 블루투스 이어폰의 대세였던 넥밴드형 이어폰이었어요. 지금은 삼성의 브랜드가 된 하만카돈의 음향 기술이 포함된 이 이어폰은 지난 5년간 저에게 두 손의 자유와 뛰어난 음질로 만족을 주었던 제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사용하던 LG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인 톤 플러스 HBS-910의 바디가 파손되었어요. 이전에도 동일한 부분이 파손되어 약 5만 원의 수리 비용을 들여 고쳐서 사용하던 중이었는데 다시 비슷한 비용을 들여 계속 사용을 할지, 새로운 제품을 구매해야 할지에 대한 긴 고민 끝에 새로운 이어폰을 들일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요즘 나오는 무선 이어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구매 전 가장 힘들었던 것, 에어팟 플러스냐 AKG N400이냐.

얼마 전 업무 중 통화할 일이 많은 보름이엄마에게 에어팟 2세대를 선물해 주었어요. 현재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얼마 남지 않은 약정 기간이 종료되면 다음 세대 아이폰으로 기변을 할 예정이기에 미리 에어팟 2세대를 선택한 것이죠. 기존에 사용하던 이어팟의 유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보름이엄마는 비록 기능의 일부 제한이 있지만 에어팟을 아주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었어요. 그로 인해 저도 자연스럽게 에어팟과 에어팟 프로를 들여다보게 되었죠. 하지만 이어팟의 경우 제 귀에 크기가 맞지 않아 잘 빠지던 단점으로 에어팟은 일단 제외하게 되었고, 제가 선호하는 커널형인 에어팟 프로는 넘사벽인 퀄리티와 기능들 만큼 비싼 가격 때문에 비록 저 역시 아이폰으로 갈아탈 예정임에도 다른 제품을 구입하기로 결정을 하게 되었죠.

 

 

그렇게 결정한 AKG N400, 그리고 언박싱

그렇게 구입하게 된 AKG N400. 얼마전 소니에서 진행한 WF-1000 XM3의 체험단 지원에서 떨어지면서부터 노이즈 캔슬링에 관심이 생겼고 자연스레 에어팟 프로에도 관심이 갔지만 30만 원이 넘는 가격이 부담되던 와중에 하만카돈에서 새롭게 출시한 이 녀석의 가격이 에어팟 프로의 절반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바로 구매하게 되었어요. 삼성 브랜드로 출시한 갤럭시 버즈 플러스는 이보다 더 저렴했고 평도 나쁘지 않았지만 노이즈 캔슬링이 구현되지 않았던 부분이 AKG N400을 구입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였죠.

 

 

보름이엄마가 에어팟을 사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결제해준 다음날 받아본 AKG N400의 패키지의 모습이에요. 블랙, 실버, 네이비 컬러 중 가장 이뻐 보였던 네이비 컬러를 선택했고요.

 

 

상자 후면에은 이어폰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고, 옆면에는 정품 홀로그램 스티커가, 다른 한쪽에는 AKG 로고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상자를 열면 실리콘 팁과 윙팁이 각각 두 쌍, 그리고 미들 사이즈의 컴플라이 트루 그립 팁이 좌측에 위치해 있으며 우측에는 충전 크래들 역할을 하는 케이스가 위치해 있는 모습입니다.

 

 

 

케이스는 사이즈가 조금 큰 느낌이고 금속 재질의 바디에 고무패딩이 하단부 전체를 감싸고 있어서 미끄러운 바닥에 두어도 쉽게 움직이지 않아 안정감을 주었어요.

 

 

케이스 뒷면에는 usb c 타입의 충전 단자와 그 옆에 충전 상태를 알려주는 LED, 리셋 버튼이 위치하고 ESSENTIAL DESIGNED 가 각인된 힌지를 볼 수 있습니다. 

 

 

케이스 뚜껑을 열면 이어폰 본체가 나란히 자리를 잡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좌우가 바뀌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제품의 하자나 제작상 실수가 아닌, 이어폰 바디에 윙팁을 장착한 채로 수납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좌우를 바꾸어 설계했다고 하네요. 이보다 더 아쉬웠던 부분은 케이스 뚜껑을 열었을 때, 뚜껑이 열린 채로 고정이 되지 않고 중심이 조금만 앞으로 쏠려도 뚜껑이 닫혀버리는 부분이었어요. 열린 뚜껑이 너무 쉽게 닫혀 버려서 이어 버드를 꺼내려고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데, 이런 부분은 다음 제품에서 개선이 되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본 패키징에서 이어폰에 장착된 윙팁과 이어팁은 실리콘 미들사이즈입니다. 함께 제공되는 대, 소 사이즈로 변경이 가능하며 저는 윙팁은 소형을, 이어 팁은 중형을 장착하여 사용하고 있어요.

 

 

모든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선 전용 어플이 필수

AKG N400은 스마트폰에 블루투스로 연결하여 바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전용 어플을 설치하면 더욱 많은 기능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기능으로 액티브 노이트 캔슬링, 주변 소리 듣기, 톡 쓰루 세 가지 프리셋을 지원하는데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주변 소음을 감지하여 상쇄시켜 주는 기능이고, 주변 소리 듣기는 커널형 이어폰 이면서도 주변 소음을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와 함께 들을 수 있어 차가 많은 도로 등을 지날 때 유용한 기능임, 톡 쓰루는 이어폰을 빼지 않고 착용한 채로 주변 사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능입니다.

 

 

메인 화면

이어폰과 스마트폰을 연결후 설치한 전용 어플을 실행시키면 보이는 메인화면의 모습입니다. 이 화면에서 연결 여부와 이어폰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고,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프리셋 변경을 직관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구현되어 있으며, 상단 우측의 토글에서 메뉴로 진입이 가능하고, 하단 플로팅 영역에서 이퀄라이저 모드로 진입이 가능합니다. 

 

 

어플에서는 AKG N400의 제스처 커스터 마이징이 가능합니다. 왼쪽과 오른쪽 바디를 각각 설정할 수 있는데, 왼쪽은 세 가지 프리셋 중 두 가지를 오가는 제스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 바디의 경우 음악재생과 볼륨 조절, 통화(전화받기, 끊기와 수신 거절), 음성비서 호출(구글 어시스턴트, 빅스비, 시리 등)을 하는 제스처를 취향에 맞게 변경 및 저장이 가능합니다.

 

 

또 노이즈 캔슬링 정도에 대한 튜닝도 가능하여 토글을 움직이며 자신에게 맞는 노이즈 캔슬링의 레벨을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이퀄라이저 편집의 경우 별도의 프리셋이 제공되지 않고 모든 것을 유저가 컨트롤 해서 본인의 EQ를 조절해야 했는데 해당 부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조금 어려운 부분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부분은 향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기본적인 프리셋을 제공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어폰의 펌웨어 업그레이드도 전용 어플에서 가능합니다. 펌웨어의 신규 버전이 있을 경우 어플 메인 화면에서 알려주는 안내에 따르면 아주 쉽게 펌웨어 업그레이드 진행이 가능했습니다. (현재 펌웨어 마지막 버전은 3.9.0)

 

 

기타 특징 및 마무리

 

AKG N400의 사용시간은 ANC 미사용 기준 최대 12시간(이어버드 6시간 + 충전 케이스 6시간)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10분 충전 시 1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퀵 차지 기능이 탑재되었다고 합니다. 또 케이스는 무선 충전을 지원하여 Qi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액세서리와 호환이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집에서 사용하는 삼성 정품 무선충전기로 충전이 가능했으며, 충전 중에는 바디의 LED가 붉은색과 하얀색으로 번갈아 점등되는 것으로 충전 중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케이스 충전이 완료되면 LED는 꺼지게 되지만, 충전기의 LED는 계속 충전 중임을 나타내는 붉은색이 계속 들어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AKG N400의 또하나의 특징은 IPX7 등급의 방수를 지원한다고 합니다. 1m 깊이의 담수에서 30분간 방수가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에 운동 중이나 간단한 물놀이를 할 때에도 침수에 대해 어느 정도 자유로운 것은 커다란 장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어폰 기능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음질이겠죠. 아무래도 이 부분을 언급하는 데 있어서 조심스러워지는데, 제가 이어폰 음질을 평가하거나 가늠할 정도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음질이라는 부분은 개인적인 주관의 편차가 있는 부분이다 보니 음질에 대한 내용은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 일반인의 개인적인 의견 정도로만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HBS 910로 음악을 들었을 때 같은 볼륨레벨 임에도 음원과의 거리가 훨씬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해상도가 훨씬 높아 메인 보컬과 코러스의 확실히 구분되면서도 두 보컬의 사운드가 뭉개지지 않았고 HBS 910에서 들리지 않았던 메인 보컬의 숨어있던 작은 소리들도 들을 수 있었어요. 고음과 저음역대에 대한 부분은 제품을 받아본지 이틀밖에 되지 않아 좀 더 많은 음악을 들어본 후 해당 부분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현 상황에서 음질에 대한 만족도는 아주 높은 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통화품질 같은 경우 갤럭시 버즈 플러스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실내에서 통화를 해 본 결과 듣는 쪽에서 약간의 울림이 있었지만 통화에 지장을 주는 편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 실외에서 통화를 해본 적이 없다보니 소음이 있는 야외에서도 통화 테스트를 해 본 다음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하만 카돈에서 새로이 출시한 이어폰, AKG N400 리뷰를 해 보았는데요, 처음 접해보는 노이즈 캔슬링 무선 이어폰 이다 보니 아직 더 알아가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제품 구입 전후 접했던 수많은 리뷰에서 같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탑재한 에어팟 프로와의 비교하여 노이즈 캔슬링과 상대적으로 크고 무거운 이어 버드와 충전 케이스, 어려운(100% 자유로운) EQ 설정 등을 단점으로 지적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뛰어난 음질과 전용 앱을 이용한 제스처 커스터마이징, IPX7등급의 방수 지원 그리고 안드로이드와 IOS를 모두 지원하는 범용성 등을 생각했을 때, 에어팟 프로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이 정도의 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유저들에게 큰 장점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보며 리뷰를 마무리 지어 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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